Roy the Blackpig
E-System과 돈육씨의 신변잡기 - 수상하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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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007년 여름(1)

「사내는 고개를 떨구고 한참 동안 무언지 입을 우물거리고 있었다.
안이 손가락으로 내 무릎을 찌르며 우리는 꺼지는 게 어떻겠느냐는 눈짓을 보냈다.
나 역시 동감이었지만 그때 그 사내가 다시 고개를 들고 말을 계속했기 때문에 우리는 눌러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렌즈는 작년에 구입했습니다. 장터폐인짓을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판매자가 대구 근처에 있다는 얘기만 했지 한 번도 판매자와는 면식이 없었습니다.
난 신품을 어떻게 사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할 수 없었어요."

그는 다시 고개를 떨구고 입을 우물거렸다.

"뭘 할 수 없었다는 말입니까?"

내가 물었다. 그는 내 말을 못 들은 것 같았다.
그러나 한참 후에 다시 고개를 들고 마치 애원하는 듯한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렌즈를 중고로 장터에 팔았습니다. 할 수 없었습니다.
난 학생 나부랭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할 수 없었습니다. 돈 삼십칠만오천원을 주더군요.
난 두 분을 만나기 얼마 전까지도 안암역 발권기 울타리 곁에 서 있었습니다.
렌즈가 사갈 판매자가 나올 출구를 알아보려고 했습니다만 어딘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냥 울타리 곁에 앉아서 안암역의 큰 계단에서 나오는 사람무리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렌즈는 어떻게 될까요?  구입자가 테스트 하느라고 바디에 마운트하고
줌링을 돌렸다 말았다 하며 하악하악 한다는데 정말 그러겠지요?"

우리는 입을 다물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사환이 다쿠앙과 양파가 담긴 접시를 갖다 놓고 나갔다.

"기분 나쁜 얘길 해서 미안합니다. 다만 누구에게라도 얘기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습니다.
한 가지만 의논해 보고 싶은데, 이 돈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저는 오늘 저녁에 다 써버리고 싶은데요."

"쓰십시오."

안이 얼른 대답했다."」
 
"쓰십시오.""쓰십시오." "쓰십시오."
 
.
.
.
.
.
 


할 수 없었습니다.



이거 살거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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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2007/06/18 13:41
Category:
검은돼지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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