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y the Blackpig
E-System과 돈육씨의 신변잡기 - 수상하지 않습니다 -
Local Log / Tag / Media / Guest Book / Admin / New Post
검색

푸줏간 아이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터너, 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 눈의 폭풍>


푸줏간 아이들....by 헌 [열기]

<1>


"종종 내 여자친구가 보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남자가 입을 떼었다.

"뭐라고 할까. 공평한 눈으로 보아도 분명 평범한 여자애는 아니라는 거야."

그말에 나는 동의했다. "그렇겠지."

"평범한 여자라면 애초에 너와 사귀지도 않았을껄?"

"그건 그래."

그리고 우리는 한참이나 말이 없었다. 해안의 마른 바람은 살갗을 거칠게 만들었다.
나는 조금씩 추워졌다. 어떻게 할 작정인지는 그건 묻지 않아도 그만이었다.



<2>


그 당시 여자는 어렸고, 굉장히 겁을 집어먹고 있었다.
푸줏간의 주인은 소녀를 끌어내어 손쉽게 제것으로 만들었다.
한동안 놈의 더러운 엉덩이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꼴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내가 보건 말건 놈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그것을 즐기는 것처럼도 보였다.
그리고 일이 끝나면 내게 꼭 비밀을 지킬 것을 당부하는 것이다.
그에 대한 댓가로 어떤 때는 소 한 마리의 간을 온통 얻어오기도 했다.
내게는 그것이 큰 벌이가 되었다.


<3>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사랑이지. 사랑하려고 해도, 사랑하지 않으려고 해도,
모든 것이 생각처럼은 되진 않아." 나는 그렇게 속삭였다.

"화가 치미는 일이야."

그리고 소줏잔을 털어넣었다.


<4>


내 첫사랑은 언제였을까.


<5>


나는 죽은 나무 근처에 서서 달빛을 받으며 조용히 얼어붙은 채 누워있는 소녀를 보았다.
어떤 이상한 신비감이 들어 나는 몸이 떨렸다. 유독 추운 밤이었다.
여자의 알몸을 보는 것도, 여자의 시체를 보는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다.
언 육체에 묻은 눈 때문에 그렇게 희고 아름답게 보였는지도 모른다.

깨어질까 나는 조심스럽게 손을 갖다대보았다.
냉랭한 기운만이 손끝을 타고 올랐지만 그것외에도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감촉들이 존재하는 듯했다.
푸줏간의 주인은 옆눈으로 흘깃 나를 보았지만 좋을대 로 내버려두었다.
놈은 언땅을 깨어부수고 흙을 파내는 일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따라서 나는 방해받지 않고 샤머니즘적인 도취에 빠진 채 열렬한 마음으로 소녀를 숭배 해갔다.

그것은 마치 음악과도 같이 생각되었다.
그 선율은 한번에 하나씩 천천히 주워모을 수밖에 없었다.

반드시 무엇인가 이해해야만 했다.


<6>


"마주보고 있는 거울을 본 적 있어?"

그가 말했다.

"끝없이 서로를 비추기만 할 뿐이야."

그가 말했다.

"만일 끝이 있다면 말이지. 그끝의 나는 과연 어떤 얼굴이 되어있을까? 궁금하지 않아?"

그가 말했다.

"그런 걸 생각하면 괜찮다가도 오싹해진다구. 다른 무엇인가가 내안에 심어진 것마냥."


<7>


소녀의 얼굴 위로 흙이 떨어졌다. 나도 그일을 도왔다.
그것은 어쩐지 마음이 푸근해지는 것이었다.
수목 틈으로 달이 움직였다.


About this Post

Published:
2007/06/15 00:20
Category:
글-끄적거리다
Tag:

Trackback 0 : Comment 0

Trackback Address : http://kumadang.byus.net/tattertools/roy/trackback/77

Leave a Reply

( )

<< Prev : [ 1 ] : ... [ 3 ] : [ 4 ] : [ 5 ] : [ 6 ] : [ 7 ] : [ 8 ] : [ 9 ] : [ 10 ] : [ 11 ] : ... [ 71 ] : Next >>
Local Log | Tags | Media
Keylog | Guest Book | RSS Entries

Categorys

전체 (71)
검은돼지로이 (9)
그림-그리다 (19)
CG-눌러보다 (5)
사진-바라보다 (15)
글-끄적거리다 (14)
컴퓨터과학 (1)
CameraWork (5)

Tags

Total : 17607
Today : 23
Yesterday : 33

Calendar

«   2008/10   »
일 월 화 수 목 금 토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

  • 2007/07
  • 2007/06
  • 2007/05

Recent Entry

  • Happy birthday to U(6)
  • 축전용으로 그린 친세대 패러디(6)
  • THIS IS PEEEEEEEN!(2)
  • Olympus 35SP 첫롤, 그림마당..
  • 서울 2007년 여름(1)
  • Wish List! 하악하악-///-
  • 푸줏간 아이들
  • The Past(2)
  • John Cameron Mitchell and th..(6)
  • Olympus Pen EE3(2)

Recent Comments

  • Blood Elf--Blackwing Lair--G..
  • '사진 찍는 취미를 가진 진지..
  • '사진 찍는 취미를 가진 진지..
  • 막상 신겨보니까, 예상했던대..
  • 굉장한 정성 이랄것까지야;;..

Recent Trackbacks

  • 브라이언 피터슨 선생님의 말씀

Link

  • Amrta_zombie
  • Dovenville
  • EagleK Net
  • Lvng n mY Wn
  • memories I should forget
  • Personal Land
  • Redwings
  • snowflowers and tejava
  • Someday Dreams Thats Ends..
  • starplayer's Den
  • [어차피]Semper Fi
  • ⓡ ⓔ ⓜ - ⓟ ⓡ ⓞ ⓙ ⓔ ⓒ..
  • 망나니 찰리의 만물잡화고물상
  • 봄비씨의 블로그
  • 사이킥 임프레션..!
  • 어바웃 익사이팅 쿠쿠나인
  • 올블로그 블로그플러스

Powered by TatterTools / Skin by wiz / Original Hemingway, WillowRyu

XHTML · CSS · rss 2.0